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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21

서울랜드 - 날씨덕분에 기다림없이 이용했던 아이 첫 놀이공원

by litaro 2021. 5. 29.

지인들과 우연히 얘기하다보니 다들 아이가 유치원 다니기 전 대형 놀이공원에 한번씩은 다녀왔다고 했다.
기다리는 것과 사람많은 복잡한 곳을 싫어하는 부모를 둔 내 아이는... 그래서 초등 2학년이 되도록 (코로나로 인해 더 늦어진...) 제대로 된 놀이공원을 가본적이 없다. 기껏해야 리조트안에 작게 있는 기구들이나. 수목원같은 곳 한쪽에 있는 어린이 놀이기구만 경험했다.

간다면 어디로 가지? 떠오른 곳이 에버랜드, 서울랜드, 롯데월드 세가지인데, 나의 조건에 맞는 곳은 딱 서울랜드였다. ^^

https://seoulland.co.kr/

 

서울랜드

자연 속 힐링 테마파크

seoulland.co.kr

  • 코로나 시대라 야외인곳
  • 평일 당일 치기로 가니 가까운 거리에 차가 덜막히는 외곽
  • 아직 저학년이니 너무 크지 않는 곳

이제 아이의 키도 120이 넘어서 탈 수 있는 놀이기구도 많고, 원래 놀이기구를 좋아했던 부모를 닮았다면 겁이 없을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 드디어 가기로 결심했다. 5월 서울랜드에 국민카드 할인 혜택이 좋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급하게 마지막주 화요일에 휴가를 냈다. 나 또한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에 (남편과 나의 마지막 놀이동산 기억이 14년전 연애시절 에버랜드 ㅋㅋ) 아이처럼 들뜬 상태였지만, 유난히 요즘 비가 많이 오는터라 계속 왔다갔다하는 일기예보로 마음이 불안불안했다. 결국 우리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놀이동산 날짜에는 비소식이 떡하니 있었고.. 당일 아침 계속 쏟아지는 비를 보며.. 갈등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일단 출발...

Hooray~~ 10시를 넘어서면서 부터 갑자기 희망의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면서 언제 그랬냐는듯 날씨가~!!!
11시반, 놀이동산에 가깝다는 동문 주차장에 도착하니 날씨 때문인지 평소에는 평일이라도 금방 만차가 된다는 주차장이 널럴해서 살짝 당황했다. 후기를 많이 보고 오지는 않았지만, 아마 다들 비가 많이 와서 나처럼 갈등하다 안온 사람도 있는것 같았다. ㅋㅋ 감사~!

은하철도 888

서울랜드 동문 입구 좌측 건물에 들어가 표를 구매한뒤, 드디어 입장~ 지도를 받았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감이 잘 안오는... 그냥 가까운 놀이기구 부터 타기로 했다. 전혀 서울랜드 놀이기구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 태어나서 아이는 만7세에 처음 접한 제대로 된 놀이기구가... 서울랜드에서 난위도 상인 은하열차888 이었다. ㅎㅎㅎ ^^;;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우리가 첫 손님인듯했다. 그리고 우리 셋이 맨 앞부터 앉아서 타기 시작했는데. 아차 싶었다. 우린 너무 매정한 부모였다. 아이는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당황했고, 360도 회전을 하니 무섭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나도 오랜만이라 살짝 무서웠으니... 아이는 오죽 ㅠㅠ) 아이 손 잡고서 괜챦다고 금방 끝날거라고 안심을 시키고 무사히 도착. 아이는 그날 이 놀이기구는 다시는 타지 않았다.

갑자기 다시 날이 흐려져서 몸이 추워지기 시작했다. 햇살이 있으면 딱 야외활동하기 좋은 날이지만 그늘이 되니 상당히 추웠다. 급기야 옷을 얇게 입은 남편은 감기 기운으로 들어온지 1시간만에 퇴장...--;; 그래도 나와 아이 둘이서 하루 종일 이곳에서 남편 몫까지 본전은 제대로 뽑았다.ㅎㅎㅎ

휴식타임에는 슈퍼윙스

오~~~ 80cm 이상이라 사실 아이들 기구인데도 불구하고 ㅋㅋ 은하열차로 약해진 나와 아이에게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준 놀이기구였다. 잔잔한 속도에 내가 레버를 당기면 비행기가 위로 통통 올라갔다 내렸다하니 너무 재미있었다. 덕분에 금새 나와 아이는 다시 놀이기구의 즐거움을 되찾았다. ㅎㅎㅎ 이 슈퍼윙스는 그날 횟수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이 탔다 ^^;;

내 사랑 라바 트위스터

사진을 남기지 못할 정도로... 몰입?해서 탄 놀이기구다. 아이와 나는 타고 나서 끝나면 달려가서 바로 또 타고... 셀 수 없을 정도로 신나게 탄 놀이기구다. 뛰어가서 바로 타는 경우, 소심한 나는 입구에 있는 담당자와 눈이 안마주치도록 얼굴이 숙여서 입장해서 타기도 ㅎㅎ
슈퍼윙스가 날면서 산책하는 기분이라면, 라바 트위스터는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속도감 있게 나는 느낌이라 정말 최고였다. 딱 적당한 스릴감으로 아이에게도 딱이고, 소심해진 나에게도 딱이었다. ㅋㅋㅋ

아이가 사랑한 바이킹

초등학교 시절 난 심심하면 가던 곳이 바로 잠실 롯데월드였고, 오픈시간에 자유이용권을 끊고 들어가서 가장 먼저 달려가 탄 것도 바로 바이킹이었다. 바이킹은 뭐 한번 가면 수십번 탈 정도인데... 놀랍게도 내 아이가 나의 이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ㅋㅋㅋ
바이킹을 타러가니 여기도 은하열차 888과 다르지 않았다. 담당자가 혼자 폰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우리가 오니 서둘러 나왔다. ^^;; 괜시리 미안해지는... 맨 끝자리에 아이와 나 둘이 타고 ... 드디어 시작.
아. 충격... ㅠㅠ 이제 더이상... 바이킹을 수십번 타던 나는 바이킹을 못 탄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ㅠㅠ 너무 무서워서 정말... 첫번째는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이러다 죽을것 같은 공포감을 아이에게 감추느라 힘들었다. 두번째는 가운데 타면 괜챦겠지 하면서 아이를 꼬셔서 가운데 탔는데도.. 무서워서 노래를 불렀다. "I believe I can fly"를 외치니 아이는 창피하다면서 난리를 치고. 나는 노래라도 부르면 그나마 살것 같아서.. 살아야했기에 계속 이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으로 바이킹과 작별했다.
그뒤로 아이는 나홀로 바이킹을 주구장창 타기 시작했다. (소심한 나는 혹여라도 아이가 계속 혼자 타는데 담당자라 뭐라고 하지 않을가 해서 매의 눈으로 출구에서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ㅋㅋ ) 출구가 다행히 놀이공원 끝자락의 공터 옆이라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놀이기구 타느라 아무것도 안먹는 아이 덕에 배고파진 나는 혼자 주섬주섬 과자를 먹으며 쉴수 있었다. ㅋㅋㅋ
내 아이이지만. 저 무서운 것을 조용히 앉아서 즐기는 아이를 보며 (아니...놀이기구 탈때는 소리 지르는게 맛인데... 가만히 타면 무슨 재미지.?) . 내가 몰랐던 아이의 재능을 발견했나보다 ㅋㅋㅋ 문제는 놀이기구 잘타는것으로 뭘 할수 있을지를 찾아야 한다는것 ...

경유지 1 급류타기

아이가 서울랜드를 한바퀴 돌고나서 정착한 두 놀이기구인 라바 트위스터와 바이킹을 오가면서 중간 경유지로 꼭 들렀던 곳이 바로 급류타기다. 덕분에 물세례를 받다보니 백팩이 계속 마를시간이 없었다...
배를 타는 기분도 나고 물이 흐르는 소리에 나무 사이로 지나다니면 왠지 정글?에 모험을 온 탐험가의 기분도 느낄 수 있어서 아이와 나 둘다 너무 즐겁게 탄 놀이기구다. 탈때마다 중간에 급하강하는 지점에 오면 둘다 긴장하며 소리치게 되는데 함께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참 행복했다.

경유지2 티키톡 열차

두번째 경유지는 나에게는 휴식시간이 되는 티키톡 열차. 아이 혼자 타기에 딱인 열차로 나도 한번 타 봤는데 적당한 속도에 유치원부터 저학년아이가 혼자 타기에 딱인 열차였다. 어른인 나에게는 열차가 작다보니 엉덩이가 아프고 불편해서 그 이후로는 타지 않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놀이기구를 탈 체력을 보충했다. ㅋㅋㅋ

마무리는 개구리 만세

외동아이의 슬픔은... 이렇게 가족여행을 오면 또래가 아닌 부모와 함께해야한다는 것이다. ㅠㅠ 놀이기구 타면서 옆에서 형제자매와 같이 온 또래나, 엄마들이 친해서 그룹으로 같이 온 친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가 짠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는 나오는 길에 뜬금없이 어린아이들이 주로 타는 개구리 만세를 계속 타면서 마무리를 했다. 그나마 소수의 아이들만 타다보니 이야기를 걸 수 있는 기회라서 그랬을까? 나중에는 이제 아빠가 기다리고 있어서 정말 가야한다고 아이를 부르니 함께 탔던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 짧은 시간에 통성명을...^^;;)  작별 인사까지하였다. ㅋㅋ

 

처음에는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아이가 정말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대했던 첫 놀이동산 가는날이 또 한번 연기되나 싶어서 마음이 그랬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 ______ ^ 오히려 이 날씨가 바뀌면서 모든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단한번 기다리는 일 없이 모든 놀이기구를 원없이 탈 수 있었다. 심지어. 바이킹의 경우는 개인 전용 바이킹인양 홀로 타며 나홀로 바람을 가르며 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오자 마자 아이는 언제 또 올 수 있냐면서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에 오랜 시간 차에서 땀빼며 감기와 싸운 남편이나 하루 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쉬지 않고 놀이기구를 같이 탄 나나 지쳐서 힘들다는 생각이 한번에 상쾌하게 씻겨 내려가는것 같았다.

지금 서울랜드 사이트 보니 6월부터는 "워터워즈 썸머파이트"라는 이벤트가 있던데 다시 날을 한번 잡아보려고 한다. 초등 저학년생에게 딱 알맞는 놀이공원으로 평일에 가는것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