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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

[독서노트]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by litaro 2020. 11. 20.

우연히 네이버에서 어떤 여배우의 집을 '신박한 정리'라는 프로그램에서 정리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듯 before and after를 보면서 그 순간은 너무 신기하고 즐겁게 보지만... 현실로 돌아와 내 방을 보면서... 아... 내 집도 저렇게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ㅠㅠ

예전에 일본작가의 정리 책들을 본적이 있었는데. 너무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이라....ㅋㅋ 나의 현실에 맞지 않아서 넘어간적이 있었다. 그리고 항상 나는 내 집이아니라는 생각때문에 ㅋㅋ 늘 떠날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멀리 떨어져서 나의 공간을 보곤했다. 그러다가 제목이 확~~ 마음에 와닿는 책이 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부터 내가 공감하는 내용이 있었다. 한때 유행한 극단적 미니멀리즘의 일본 정리법에 대해 저자도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었다. 

요즘 '정리'가 마치 유행이라도 된 듯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책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버려서 집을 최대한 비우라고 강조한다. 물론 정리를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 중 하나는 버리는 일이다. 하지만 버리는 것을 너무 강조하여 마치 '정리=버리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혼자 사는 사람처럼 불필요한 물건을 죄다 갖다버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무조건 버리는 정리법은 관계와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오우.. 공감~ 아이가 있으면 아이가 소중히 여기는 (엄마는 절대 버리고 싶은 ㅠㅠ) 어릴적 인형들도 있고, 조부모님이 지나가다 손주 생각에 사주신 너무 큰 옷들 (언제 입을지 모르는....ㅠㅠ) 도 있고.... 참 어려운 일이다. 이런 나를 배려한 책인듯해서 마음이 활짝? 열렸다. ㅋ

정리의 시작:  "이 방은 어떻게 쓰는 방이에요?" 

책을 읽는 내내 강조하는 것이 공간의 목적이고 확실한 분리였다. 이 부분이 지금 나의 실정에는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이다. 아무래도 나는 우리 가족만 사는 집이 아니라서, 그리고 아이가 어리다 보니 따로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모든 것이 섞여서 정리가 안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냥 이 사실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우리 집도 아니니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의 공간을 보니, 작은 공간이라도 분명히 구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이제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갔으니 어느 정도 목적을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

정리를 하면 뭐가 좋지?: 정리는 지금의 '나'를 돌보는 일이다.

정리를 통해 집이 달라지면 그동안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이 하고 싶어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맞다. 맹모삼천지교라고...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가. ㅋㅋ 

정리는 지금의 '나'를 돌보는 일이다 : 내가 이 책을 보면서 드디어 정리를 하게된 이유가 바로 저자의 이 글 때문이다.

정리를 하면서 한 가지 깨닫게 된 점이 있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은 현재에 집중하면서 살아가지만, 정리를 안 하는 사람은 과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물건의 기준도 과거형이다. 예전에 입던 옷을 옷장 가득 넣어두고 산다.

예전에 몇 평짜리 집에 살았든 정리의 기준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이다. 지금 여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현실감각이 살아 있다. 불행한 과거의 기억도 툭툭 털고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이 바로 저 글이었다. 지금의 나. 내가 있는 이 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살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할때 완벽하게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ㅋㅋ 나 또한 정리 책을 보면 늘 집 전체를, 모든 물건들을 한번 다 정리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내 집이 아니라서 베란다도... 부엌도...다 손댈수 없는데... 어차피 전체적인 정리안되면 우리 방만 정리해서 뭘 하나...하면서 정리를 계속 미뤄왔다.

하지만 내가 상상하는 우리 가족만의 미래의 집이 아니라...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맞지 않는 과거의 물건들을 위한 곳이 아니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에 (비록 제한된 공간이라도) 최적화된 공간을 위해서는 정리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ㅠㅠ 

두말 할 필요 없이 정리 시작~!!!!

어떻게 정리하지? 공간의 목적을 정하고, 정리는 물건별로...

먼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할지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단다. 그래야 공간에 맞는 가구 배치도 생각할 수 있다. 

공간의 목적에 따라 덩치가 큰 물건부터 배치해야 하는데, 공간의 목적과 다르게 엉뚱한 가구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있다.

공간이 정해지면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한다. 오. 보통 공간별로 날을 잡아서 했는데, 그러다 보니 물건이 중복되어 옷이 이방 저방에 있고 책도 이쪽 저쪽에 있는 상황이라... 아무리 정리해도 정리한 티가? 안났던것 같다. 공간이 정해지면 물건을 한자리에 다 빼놓고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공간에 맞게 분배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정리정돈의 기본 순서 : 모두 꺼내기 -> 분류 -> 정리

정리 컨설팅을 할 때 지키는 원칙 중 하나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 물건을 놓을 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자리'다. 집에 들어갔을 때 자기만의 자리와 공간이 있다면, 집에 있는 시간이 다른 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하더라도 집을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공간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아... 이 책을 통해 두 번째고 얻은 수확은 바로 이것이다.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 주자는 것. 내 공간. 남편의 공간... 요즘 보통 아이가 있는 집은 대개 그렇듯 집이 전체적으로 아이 위주인 경우가 많다. 내 부모님 세대 까지는 그래도 유교적인 한국 문화로 인해 집안의 가장인 아버지가 큰 중심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중심이 되었다. 글쎄... 둘다 문제가 있어보인다. 요즘 어른들에게 버릇없는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를 포함해...^^;;) 이게 과연 맞는가 싶다. 어쨌건 이러한 분위기다 보니 가족의 보금자리인 집이 아이만의 보금자리가 된것 같다. ㅎㅎ 

이번에 정리할 때는 나와 남편, 아이의 공간을 확실히 구분하자~!!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벗은 옷을 정리해서 다시 옷장에 넣어두는 일을 귀찮아하는 남편을 위해서는 간단한 행거 하나를 마련해두었다. 남편은 그곳에 옷을 걸고 나와서 씻으러 간다. 정말 쉽고 간단하다. 

오~~ 사실 나도 몇년 전부터 남편이 아무데나 옷을 벗는것 때문에 싸우다 지쳐서 행거를 하나주고 걸게 한뒤로 이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전문가 또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하니. 괜히 뿌듯해졌다.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어~!! 음화하...

물건을 사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산 물건을 집 안에 쌓아둔다. 집은 물건으로 넘쳐나고 뭐가 있는지 모르니 또 사게 된다.

난 다행?히도 마음껏 물건을 살수 없는 상황이라 심한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물건을 사는것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 나를 포함한 주부들이 약해지는 1+1 이나... 50% 세일... 급하게 필요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쓸만한 물건이기에 나도 모르게 미리 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온라인 쇼핑때 배송비가 아깝다고 1개 살것을 2개 3개 사게 되고 이 물건들을 놓을 공간이 없어서 박스들을 만들면서 정작.... 사람이 살 공간이 줄어들게 된다. ㅠㅠ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되는것이다. 집이 물류 창고가 되면 안되는데... 앞으로는 필요한 것만 사자~!! 

옷 정리 : 우리나라 집 정리의 일순위 항목 ㅋㅋ

정확히 말하자면 옷장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옷이 문제다. 어느 집을 다녀도 정리의 일 순위는 옷이다. 물론 너무 양이 많아서다. 옷장 문을 열어보면 가끔 숨이 턱 막힌다.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을 의,식,주라고 하지 않던가... 그만큼 의복을 강조하다 보니... 나도 정리의 메인 단골 메뉴는... 옷이다. ㅠㅠ 늘 남편의 싫은 소리에도 버리지 못하고 안고 살던 옷들... 특히 넘쳐나는 아이 옷.. 조부모님이 '아름다운 가게'나 매장에서 눈에 들어 사오시는 예쁜 옷과 너무 미리 준비하시는 큰 사이즈들의 옷들. 

어떤 사람은 수선해서 입겠다며 끝내 버리지 못한다. 지금은 오십이 되어가는 나이에 77사이즈를 입지만, 20대에 입었던 55사이즈 옷을 버리지 못하고 챙기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아름답고 젊었던 시절을 옷장 안에 가둬두면 언젠가 다시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 것처럼.

얻는 것은 과거이고 잃는 것은 현재인 것 같아 안타깝다. 

결심했어... 과거 3년동안 안입었던 옷 버리기! 그리고 다시 임신전 몸으로 돌아가면 입겠다던 옷 버리기! ㅠㅠ 

"엄청나게 많은 것 같은데 왜 걸어야 하나요? 개어두는게 더 많이 넣을 수 있잖아요." 이런 의문이 들어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왜 걸어야 할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옷도 그렇다.

내가 '옳거니'하면서 읽은 정리법이 바로 이것이다. 공간에 비해 많은 옷을 정리하다보면 다양한 기법?으로 압축시켜서 보관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무슨 옷이 있는 줄 모르고 몇년동안 입지도 못한 옷이 많다. 특히 아이옷은 입지도 못하고 작아져서 조카에게 물려준 옷도 꽤 있다 ^^;; 결국 눈에 보여야 한다!!! 

일단 우리 가족중 가장 옷이 많은 아이 옷

  • 현재 계절의 옷은 하의빼고 상의와 외투를 다 걸어서 보이도록 하자! 
  • 다른 계절의 옷과 큰 사이즈의 옷은 어쩔수 없이 박스에 정리하되...옷장 앱같은것을 써서 관리를 하자. (그래야... 어른들에게도 중복소비를 막게 해드릴 수 있으니...ㅠㅠ)

책 정리 : 주인의 취향 고려. 카테고리 별로

책은 공간이 협소해서 최대한 버려서 많지는 않은데...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 책이 늘어나다보니... 정리가 안되기 시작했다. 그래... 하나씩 따라해보자..ㅋㅋ

책 정리에 들어가기 전에 카테고리를 정해야한다. 

책을 정리할 때는 다른 물건과 달리 모두 꺼냈다가 다시 꽂는 방법은 피한다.

옛날 대학 다닐 때 보던 전공서적은 과감히 버리자.

에필로그

누구라도 깨끗하고 아름답게 정리된 공간을 꿈꾸지 지저분하게 해놓고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름의 이유로 집 안을 방치하다 보면 순식간에 공간은 물건에 점령당하게 된다. 집의 주인이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 돼 버린 것이다.

저자가 수년간 정리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참 공감이 되었다. 나 또한 나름의사연으로 정리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공간을 변화시키면 크던 작던 가족의 삶이 한결 업그레이 될 것임을 알았다.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나의 몫이다... ㅋㅋ 

정리는 대충 물건만 안 보이는 곳에 치우면되는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정리를 하고 계속해서 물건에 치여 살지 않으려면 절제와 통제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물건을 고르고 활용하는 안목도 중요하다. 정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행복은 몇 배나 늘어난다. 그러고 보면 삶이 정돈될수록 집도 정리가 되는 셈이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물론 내가 일본 정리책 몇권만 본 경험때문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정리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제 저자가 여러 집을 방문해서 정리한 사례로 얘기하다보니 흔히 볼수 있는 내 주변 얘기 같아 더 공감이 되었고 어떻게 정리할지 참고할 만한 것과 적용할 것들이 많아서 내 공간 정리의 아이디어가 생기기도했다. 그리고 공간별 (침실, 아이방, 거실, 주방, 냉장고, 서재, 현과, 욕실, 베란다) 로 나름 상세하게 정리법이 나와 있어 나처럼 전체 집이 아니라 특정 공간 정리법만 필요한 사람은 원하는 공간을 찾아서 읽기도 좋다. ㅋㅋ 정리에 대해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 그리고 나는 이제 행동모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