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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

[독서 노트] 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by litaro 2020. 10. 27.

 

책 표지와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한 책.

저자가 매우 유명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저자라는데 해당 책을 제목은 들어는 봤지만 읽어본적은 없어서 아무 배경지식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읽는 내내 훌쩍이다... 마지막에 폭풍 오열... 실패처럼 느껴진 내 삶이 실패가 아니라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다고... 내 삶이 괜챦다는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바람이 분걸요." 이 문장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과거의 실수가 생각날 때 마다 떠올릴 구절이다.

천국의 모습?

천국을 실제로 본 사람은 없다. (간혹 자신이 천국을 봤다고 얘기하고 책 쓰는 사람도 있지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천국을 한번도 상상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기독교인으로서 상상하곤 하는 천국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그 천국은 더 현실적으로... 그리고 절대적으로 다가왔다. 저자도 서문에서 밝힌다. 여기서 나오는 사후 풍경은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항상 천국에 가게되면 지금 이해되지 않는 모든 것들이 다 명확해 질것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왜...왜...왜...하필 나에게... 이런 모든 일들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 내가 생각한것이야... 하며 빠져들었다. 천국에서 5명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애니가 알게되는 진실을 통해 나 또한 조금씩 내 삶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ㅋㅋ

마지막 순간

프롤로그의 전개가 참...  난 숨가쁘게 느껴졌다. 그리고 긴장되었다...

곧 죽는다는 걸 알면 우린 마지막 몇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아무것도 몰랐던 애니는 결혼식을 하면서 보냈다. ....

죽음까지 열네 시간을 남겨두고 애니는 혼인 서약을 했다. ...

죽음까지 열세 시간. ...

죽음까지 열두 시간. ... 

죽음까지 다섯 시간. ...

죽음이 아니어도 살다보면 숨이 넘어갈듯한... 무너지는 듯한 사건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 이전, 이후로 삶이 달라지는데, 나 또한 가끔 생각한다. 그 사건 몇 시간 전... 몇 일전... 내가 무엇을 했는지.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조 현상 같은게 없었는지. 말이다.

작가가 시간을 역으로 카운트해가며 죽음을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주인공의 일상 생활을 보여준다. 심지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할 결혼식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축복일 수도... 생을 마감하기 전에 행복한 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으면 축복 아닐까? 투병하면서 마지막을 중환자실과 마약류의 진통제로 보내는 엄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남아있는 우리에게는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나을 수도 있지만 정작 당신은 차라리 잠자듯이 갑작스럽게 떠나시는게 고통이 덜하지 않을까 말이다.

죽음까지 연결된 사람들과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죽음으로 가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것을 보면서 ... 우리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면서 살아간다는것을 작가가 정말 상세하고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툴버트가 트럭을 몰고 나왔다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애니와 파울로가 마지막 사진 촬영을 위해 도중에 서지 않았더라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리무진 운전사가 아파트 문 옆에 놓아둔 가방을 잊지 않고 챙겼다면 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인생사는 연필과 지우개가 휙휙 지나가면서 시시각각 쓰인다.

'If...' '먄약 ... 했더라면' 누구나 하는 생각이다. 만약 내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살지 않았을 텐데... 일찍 그 검사를 했다면 엄마가 살아 있을텐데... 엄마가 가지말라고 했을때 출근을 안했으면 좀더 같이 있을 수 있었을 텐데... 등등... 책을 읽는 내내 내 얘기 같은 부분이 많아서 확~~~ 몰입하게 된다.

첫번째 교훈

"이걸 기억해요, 애니. 우리가 뭔가 세울 때는 앞서간 이들의 어깨 위에서 세우는 겁니다. 우리가 산산이 부서지면 앞서간 이들이 우리를 다시 붙여줍니다."

한알의 밀알... 성경에서 늘 얘기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밀알이 죽으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살면서 느끼는건 이건 거창한 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한 작은 실패들이 내가 겪은 힘든 일들이 거름이 되어 내 주변의 누군가가 이를 통해 열매 맺을 수 있게 된다는것이다. 이 책에 나온 대단한 의학 기술이 아니어도... 부모님의 소소한 삶을 통해 내가 세워졌고 또 내 평범한 삶을 통해 내 아이가 세워질 것이다. 

두번째 교훈

"외로움을 타는 데 이해하고 말고 할 게 뭐 있어? 끔찍하지."

애니가 쏘아붙였다.

"항상 그런 건 아니야. 네가 그만큼 외롭지 않았다면 보호소에서 날 선택했을까? 첫날 아침 내가 사료를 먹게 칼라를 벗겨준 건 어떻고? 네 외로움은 나한테 가정을 선사했어. 행복도." 

가끔 나도 생각한다. 큰 실패나 이별, 경제적 어려움이 없던 그 때 그 시절의 나 였다면... 현재의 나와 같은 처지의 상황과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을까? 물론 머리로는 이해했을 수도 있지만... 가슴으로 그 고통과 어려움을 공감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는 그 모든 위로의 말은 껍데기처럼... 인사치레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난 이 두번째 장에서 클레오의 말이 참 와닿았다. 내가 그 상황이 아니고 그 사람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애니도 자신이 외롭지 않았다면 클레오의 외로움을 볼 수 없었을 것이고, 볼품없는 클레오가 아닌 누구나 사랑할 만한 귀여운 아이를 당연히 택했을 것이다.

"애니, 우린 외로움을 두려워하지만 외로움 자체는 존재하지 않아. 외로움은 형태가 없어. 그건 우리에게 내려앉는 그림자에 불과해. 또 어둠이 찾아오면 그림자가 사라지듯 우리가 진실을 알면 슬픈 감정은 사라질 수 있어."

"진실이 뭔데?" 애니가 물었다.

"누군가 우리를 필요로 하면 외로움이 끝난다는 것. 세상에는 필요가 넘쳐나거든."

맞다. 세상에는 필요가 넘친다. 내가 외로운 것은 날 필요로하는 그곳에 가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날 필요로 하는 곳은 대개 낮은 곳. 불편한 곳. 어두운 곳. 더러운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늘 높은 곳. 편안한 곳. 밝고 깨끗한 곳에 가고 싶은데 말이다. 

세번째 교훈

아이들은 부모를 필요로 하면서 삶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모를 거부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부모가 된다. 애니는 로레인과 이 모든 단계를 지나왔다. 하지만 자식들이 흔히 그렇듯 엄마가 희생한 뒷이야기는 몰랐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왜 저럴까?' 하는 사람들도 사연을 들어보면 '아... 그래서...' 하고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 이 책을 읽었을때 로레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뭐 저런 엄마가 다 있나... 자기 맘대로 도망치듯 이사가고... 애인과 시간보내려고 애를 혼자 놀이동산에 두고... 하지만, 그녀가 얘기해준 이야기를 들어보니 또 저런 기구한 삶을 산 사람도 없구나 싶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둘 사이의 벽이 무너졌을 터였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의 타이밍에 맞춰주지 않는다.

 

네번째 교훈

"정말 죄송해요. 제가 다른 쪽으로 달아났더라면, 그러면 저를 구할 필요도 없으셨을 거예요."

"아직도 모르겠니. 난 널 구해야 했어. 덕분에 내가 생명을 빼앗은 게 만회되었지." 에디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덧붙였다.

"그렇게 구원이 일어나는 거란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은 바른 일을 할 문을 열어주지."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작던지... 크던지... 하지만 그 실수를 했다고 끝인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실수를 바로잡을 길을 열어 주시고 우리는 알지 못한채 그 길을 걷게된다. 그 수많은 실수가 내 인생을 연단시키고 정금같이 만들 줄 믿는다.

나도 문득 문득 과거의 실수가 떠오르면 가슴을 치며 후회한다. (표현이 아닌 진짜 가슴을 치면서 ㅠㅠ) 내가 왜 그걸 몰랐는지. 왜 그걸 내버려뒀는지.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등등. 내 실수로 인해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힐때가 많았는데. 이 책은 이런 나를 위로한다. 실수 같은 건 없다고.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될수 있다고. ㅠㅠ

에디가 탈라를 힐끗 쳐다보았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내가 보잘것없는 사람이라서 아무 일도 안 했다고 생각했어. 너 역시 오랫동안 자신을 실수투성이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숨을 내쉬곤 덧붙여 말했다.

"우리 둘 다 틀렸어." 에디가 몸을 숙이더니 애니를 일으켜 세웠다.

"이봐, 친구?" 애니가 고개를 들었다.

"보잘것없는 사람 같은 건 없어. 실수 같은 건 없다고."

 

마지막 교훈

사랑은 전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온다. 사랑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온다. 사랑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거나 더 거부하지 못할 때 온다. 이것들이 사랑에 대한 다양한 진실이다. 하지만 애니의 경우 10년 가까이 오래도록 아무 기대도 없었고 아무것도 받지 않았던 게 사랑의 진실이었다.

"와아, 애니. 이게 무슨 일이야?"

당시 애니는 몰랐지만 사랑에 대한 다른 진실을 배우고 있었다. 사랑은 올 때 온다는 것.

아주 간단했다.

사랑에 대한 작가의 표현과 생각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사랑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오고.. 사랑은 올 때 온다는 것... 나에게도 사랑은 그렇게 다가왔을것이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올때 왔다.

한 달 후 둘은 같이 살기 시작했고 페인트가 한데 섞이듯 생활 패턴이 엮였다.

아침 식사를 함께 하고 같은 치약을 쓰고 서로 감기를 옮기면서. 

감기를 옮긴다는 표현에 빵 터졌다. ㅋㅋㅋ 그렇지 감기를 옮기면서 ...

상실은 생명만큼이나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껏 진화했는데도 우린 아직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애니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 사랑을 다시 잃었지."

"우린 살아 있는 동안 매일 뭔가를 잃어, 애니. 때론 방금 내쉰 숨결처럼 작은 걸 잃고, 때로는 그걸 잃고는 못 살것 같은 큰걸 잃기도 하지." ...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살아, 안 그래?"

죽음은 생명이 있는 그 어떤 존재도 피할 수 없다. 맞다. 생명만큼이나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그리고 받아들이지 못한다.

 

새로운 시작

하지만 애니는 용서는 필요 없다고 답했다. "바람이 분걸요." 애니가 말했다.

톨버트는 다른 바람이 불었던 것을 모른채 떠났다. 비가 내린 그날 밤 질주하던 차가 파울로를 칠 뻔했던 순간, 톨버트는 파울로를 갓길에서 잡아당겨 구해주었다. 바람을 딴 데로 돌린 것이었다. 다른 버전의 비극이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생이 보이지 않게 변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연필로 쓰다가 휙 뒤집어 지우개로 지우듯이.

사람은 어떤 사고를 당하게 되면 이렇게 되기까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아니면 누군가 잘못했는지...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원인에 대해 자책하고 그 사람을 (과거의 나를 포함하여) 닥달하고 때론 정죄한다. 아이를 그날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으면, 그 사람을 그때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억지로라도 병원에 가게 했다면... 등등 

이 책을 통해 다시 깨달았다. 내가 바꿀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걸. 바람이 분 것일 뿐... 그리고 바꾼다고 그게 더 좋을 지는 장담 못한다는 것. 큰 그림을 봐야한다는것도... 그 실수들이 너무 후회되지만 그로 인해 내가 성장하고 있고... 나 뿐만아니라 내 주변을 변화시킨것일 수?도 있다는것을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생각난다. 고린도전서 1장 17절... 'Don't be wishing you were someplace else or with someone else. Where you are right now is God's place for you' (MSG)

지금 내가 있는 이곳,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자. ^_____________^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인생이 그다음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든 끝은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지금 우리가 모르는 것뿐이라고 말해야지. 

온갖 두려움과 상실을 겪어도 천국은 거기서 기다리는 다섯 사람부터 시작해 모든  질문의 답을 갖고 있는 걸 알 테니까. 그들은 하나님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소중한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그 단어는 바로 '집'이다.

이 가을 내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