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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

[독서 노트] 십팔년 책육아

by litaro 2020. 3. 10.

십팔년 책육아

"불량육아", "군대육아" 책을 서점에서 몇번 보기는 했는데, 제목이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보지 않았다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평소에도 아이 책읽는 습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된책이다.

하은맘? 으로 통하는 저자는 엄마들 사이에 이미 유명했다. (동생한테 이 책 얘기하니 바로... 아 불량육아? 나도 읽어봤어 하더라.. 역시 빠르네) 심지어 팬 클럽?까지 있다고 한다. 헉... 무슨 팬 클럽까지... 아무튼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게 나와는 다른 방향일지라도...)

와우.. 처음 책 읽는데 반말을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초면에 나이보고 반말하는 사람인데... 사실 사회생활 시작하면서도 나 또한 나보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게 나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때 상대방에게 말 실수할 확률을 줄일수 있다.) 그녀의 차별화? 전략으로 보인다. 뭔가 막말하는데 진심이 담겨있는 말투... 사실 모 책 읽는데 내용이 중요하지 말투가 중요한가 싶고... 살아보니 사람마다 타고난 것이 다르고 자란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 생각하는 상식과 예의가 다르다는것을 많이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어쨌든 책을 한번 읽기 시작하자 술술 읽히는것으로는 최고의 책이 아닌가하다. 말이 센 언니가 하는 진심어린 독설? 의 느낌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육아 원칙에 대해 팍팍 얘기한다. 어우... 너무 심한것 아닌가 싶기도 하면서도 이게 뭔가 묘한 매력이 있는것이... ㅋㅋ 옛날 드라마 "내 이름은 삼순이"에서 김삼순에게 빠지게되는 현진헌으로 빙의되는것 같기도.. ㅎㅎ 그래서 팬 클럽이 생기나보다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이 되었던것은 아마 누구나 생각하던 책육아 방법이 정말 맞는 것인지에 대해 확실한 성공사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없이 학원 가지 않고도 친구를 사귈 수 있고 또 책을 많이 읽는 것 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향해 스스로 생각해서 나아갈 수 있는지 말이다. 저자의 경우는 그랬다. 딸이 저자의 기대대로 아니.. 저자의 말을 빌리면 기대보다 더 잘 컸다고 한다. 내가 인생살면서 가장 후회하는게 생각을 많이 하지 않고 또 깊이 있게 하지 않고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가 책을 많이 읽지 않았고 경험을 많이 않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가 그렇듯...내 엄마가 그랬고 나 또한 내 아이는 나 처럼 살지 않기를 기도한다.

어떤 책육아를 하지?

내가 그동안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쭉 해온 유일한 독서 육아? 는 잠자기전 책읽어주기다. 그게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 아이의 글 읽기 능력에 큰 영향을 준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책을 좀 가깝게 여기도록 주말이면 어린이 도서관과 중고 서점을 많이 갔다. 처음 어린이 도서관을 갔을때 난 너무 놀랐다. 와... 요즘 도서관은 이렇구나. 아이들 키 높이에 맞춘 낮은 공간과 미로 같은 계단이 뭔가 신비스러운곳을 데려갈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처음 간 아이도 팔짝팔짝 뛰며 (도서관에서는 이러면 안돼...ㅠㅠ) 너무 좋아했다.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재미로 도서관을 다니는것 같다. 그리고 또 알라딘 중고서점... 여긴 또 높은 천장과 둥근 원형의 벽에 쌓인 책으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서점이었다. 특히 거기서 파는 오레오프라페...이것을 먹으려 몇년동안 이 서점에 잘 다녔다. 내 얘기에 빠졌는데.. 저자는 딱잘라 얘기한다. "책은 쭈~욱 '사는' 것" 이라고.. "빌려 보는 책? 도서관 가서 보는 책? 서점 가서 뒤적거리는 책? 택도 없어! 무조건 집에 책이 있어야 돼. 내 아이의 관심사는 언제, 어디서, 뭐 때문에 터질지 아무도 모르거든. 도서관에서 백~날 빌려 봐라. 책 육아 성공하나."... 사실 책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무엇보다 공간이 없어서 부담스러워 도서관을 주로 애용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얘기는 그렇지 않았다. 중고라도 다양한 책을 사야 그중에 아이가 마음에 드는 책을 찾을 수 있다고, 그리고 빌리지 말고 사야지 아이가 원할때 읽을 수 있다고... 

이 책을 읽고 나도 내 아이에게 물어봤다. "책을 사는게 좋아? 빌리는게 좋아?" 아이가 말했다. "사는게 좋아." "왜?" "그러면 계속 읽을 수 있쟎아~" 난 약간 충격을 먹었다. 계속 읽고 싶은 책이 있었다는것에... 새로운 책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나 또한 어린 시절 돌이켜 보면 특정 책만 주구장창 읽었던 적이 많다. 특별히 내 마음에 들었던 책... 전집 중에서 그 책만 유난히 좋아서 읽고 또 읽었는데. .. 오히려 내가 어린 시절에는 도서관도 없고 중고책도 잘 없어서 새 책들이 집에 늘 있었는데. 내가 아이에게 그렇게 못해줬구나 싶어 마음이 짠 했다. 그래 지금 부터라도 중고 전집을 알아보자~

아이를 위한 돈 사용 방법?

사실 주변에 학원 보내는 엄마들이 많아지면서 나도 덩달아 싫다는 아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유명하다는 라O즈 어학원에 상담 받고 턱하지 등록을 하고 돌아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업시작하는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마음이 바뀌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수업할 아이를 생각하면서... 과연 맞는것인지...말이다. 그래서 등록한지 열흘뒤에 가서 취소하고 나왔다. 사실 가격도 부담되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취소하니 한결 마음도 편해졌다. 그리고 현재 내 형편으로는 학원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바짝들었다. 그래 학원 안보내도 스스로 한 애가 있다고 하쟎아..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책 육아 하면서 돈 덜 쓰면 당연히 그 만큼 모아놨어야 말이 되는 거지. 아부지가 록펠러도 아니고 친오빠가 빌 게이츠도 아니고 남편이 마크 주커버그도 아닌 비빌 언덕 없는 나님, 너님은 죽었다 깨나도 모아야 돼. 난 그리 했다." 학원비 모아서 아이가 진짜 인생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라고 말이다. 급 공감한 내용이다. 나도 매달은 아니지만 아이한테 들어오는 돈은 다 모으고 있는데 보내지 않은 학원비는 생각도 못했다. 살면서 어떤 이유든 돈이 급하지 않은 곳은 없겠지. 우선순위를 잘 세워야 겠다.

영어 공부는 어떻게 시켰지?

"영어도 책이다. 죽어라 읽어줘" 아이가 영어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려고 나도 어릴 때 부터 영어책과 한글책 번갈아 가면 잠자리에서 읽어 줬다. 이게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는 특별히 없었다. 그냥 영어를 듣는것이 자연스러워지라고 한것인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효과적이란다. 한번 속는 셈? 치고 해보려고 한다. 다행히 아이가 유치원에서 나도 모르게 배운 phonics 덕에 간단한 책은 혼자 읽기 시작하니 저자가 택한 방법을 실천해보려고 한다. ㅋㅋ 너무 반가웠던것은 저자가 추천한 책이 나도 그렇고 애도 너무 좋아해서 읽고 또 읽었던 "Winnie the Witch"라니... 재밌는 영어책을 많이 사야겠다.

저자가 추천한 방법은

  • 영어 듣기 환경 조성을 위한 "흘려 듣기" (나도 이건 효과를 경험해봐서... 그 영어 발음의 느낌이나 뉘앙스를 알수 있어 나도 출퇴근시에는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 "픽처북 읽기 -> 리더스 북 읽기 -> 챕터북 집중 듣기 -> 챕터북 집중 읽기 -> 영어 소설 읽기

책이 사실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라서 목차를 보면 왔다갔다하고... 읽다보면 좀 산만하다는 느낌이 많긴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어떡해보면 진심?이 느껴지기도 하는것 같다. 왜 그렇지 않는가... 뭔가 너무 좋은 걸 발견해서 얘기하고 싶을때는 나 조차도 너무 흥분해서 앞뒤없이 두서 없이 얘기하게 되는것 처럼 말이다. (설마... 이걸 노리고 이렇게 쓴건가 ㅋㅋ 그렇다면 고수...) 반복적인 내용과 낯선 반말 말투... 어수선한 얘기들이었지만 같이 육아에 대해 고민하는 엄마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책이고 지인에게 추천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