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아마존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을 한다.
특히 회사 동료들이 몇년전부터 아마존으로 가다보니... (물론 그들은 나와 달리 뛰어난 SW 개발자라서...) 왠지 나도 갈수 있을듯한 착각? 에 빠진것 같다. ㅎㅎ
작년 7월에 회사에 저자가 직접 강의를 온다길래 (솔직히 고백하면 난 이 책의 존재도 모른채 강연자가 아마존에서 12년 일했다길래 참석했다...) 아마 많은 공대생들은 이미 아마존 관련 책들을 이미 읽어서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일수 있었지만... 난 전혀~ 사전 지식 없이 세미나를 들었기 때문에 2시간이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마존에 대해 단순히 들리던 소문... 미국의 삼*전자 이라고... 일 강도가 높다고만 들었었는데...아마존 베조스회장의 회사 경영 철학에 대해 들었을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역시 세계1위 회사는 그냥 되는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어떤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일하지?
책의 목차를 볼때 기대되었던 두 챕터가 바로... "처음 만난 아마조니언들" 과 "아마존에서 만난 두명의 천재" 였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일을 할까 궁금해서였다.
월반을 거듭해서 대학을 스무살에 졸업한 중국계 3세 클레어.. (아..넘사벽..)
저자가 처음 만난 아마조니언중 가장 놀랐다는 인도계 미국인은 역시.. 영화에서 본것?처럼 여유있는 천재였다. 항상 웃고 있으면서 어떤 문제에도 안달내지않고 흥미있어하면서 그냥 풀어대는 ㅠㅠ 천재들 말이다.
그리고 비롯 얼마 안되서 잘렸지만- -;; 백인 할아버지가 개발팀에 들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참 부러운 상황이었다. 직급과 나이때문에 난 항상 회사를 다니는데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대부분 내 직급이 되면 매니저가 되는것이 일반적인 대기업 개발자의 성공 코스라서 말이다. 하지만 난 매니저 역량도 없고 계속 개발을 하고 싶기 때문에 외국의 위와 같은 사례를 읽을때마다 위로가 되면서도 부러워하게 된다.
우한대학 (아.. 요즘같은 코로나19상황에 얘기하기 꺼려지는 동네..) 출신의 애덤은 세계명문대학 출신의 인재가 넘치는 아마존에서는 수수한 인재임에도 저자는 그와 같이 압도적인 면접자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가식과는 거리가 멀고 직설적인 천재란다. 특히 인상적인것은 MBA학교 선택에 있어 그 학교 순위나 인지도가 아닌 자신이 하이킹을 좋아해서 산이 있는 듀크대 (물론.. 이 대학도 난 꿈인데 ㅠㅠ)를 선택한것이다. 역시.. "그는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삶의 만족을 가져온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항상 일의 안성도가 높았다." 밑줄 쫙...내가 그동한 일한 모습이 부끄러웠다.
잔머리가 없는 로니는 눈에 띄는 학력은 아니지만 실력과 더불어 겸손과 성실까지 있는 천재란다... 어쩔...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고 진행하니 이해도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간극은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것을 실감했다." Technical Debt... 회사에서도 많이 얘기되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 알면서도... 그냥 피곤해서 서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역시 그걸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아마존이구나. 초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하지만 저자가 얘기했듯이 이것이 결국은 시간을 나의 편으로 만들수 있는 방법인것을 나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긴다.
아마조니언들은 어떻게 일하지?
인테그리티 Integrity 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는 것" 중요시 되는 곳이고 아마조니언들은 모두 이렇게 일을 한단다. 오우.. 난 모두가 크리스쳔인줄... 성경에서도 얘기하는것 나의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것인데.. 난 직장에서도 예배자의 마음으로 누가 보든 안보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기본적으로.. 내 마음은 그런데... 몸이.. ㅠㅠ)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는 회사니 안될래야 안될수가 없겠지...
'사커맘과 워커홀릭' 챕터는 출퇴근 시간이 유연한 아마존의 업무 문화를 그대로 볼수 있었다. 사실 우리 회사도 그렇고 많은 기업들이 시간 유연제를 실행한지 오래되었지만 아직 제대로 자리 잡히지는 않은것 같다. 나 또한 워킹맘으로서 눈치를 보면서 금요일에 도망치듯 퇴근하고 있기 때문에... 물론 저 사커맘은 인재니.. 거리낄것 없이 '아이 축구 연습이 있어 4시에 퇴근함' 이라고 간단하게 메일 보낼수 있겠지만... ^^;; 아직까지 나도 그렇고 전반적인 문화가 자리 잡은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어쩌면 나에게는 이게 나을수도.. 아마존이 저런 문화를 유지할수 있는것은 냉정하게 능력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아닌... 한국은 그래도 오래 성실?하게 노력해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너그러이 봐주는게 있으니깐... ㅎㅎ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다.
'바보 같은 질문은 없다' 이것은 아마존 뿐 아니라 이제는 어느 회사도 마찬가지로 통하는것 같다. 내 학창시절때에야 질문 잘못하면 창피한것이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이부분에 대해 달라져서 각종 육아 책에도 여기저기 나오듯이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완전 공감...
6페이저... 워낙 유명해서 우리 회사도 이를 벤치마킹할거라는 소문이 무성한... 발표 스타일. "흘러가는 말과 달리 온전한 문장으로 쓰인 글에는 도저히 숨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만해도 아찔한 방법이지만 확실한 방법이란것은 인정할수 밖에 없다.
'모호함 다루기' 아마존이 높이 사는 정신이라고 한다. 사실 경영대에 다닌 친구가 있어서 대학때부터 맥킨지나 리만브라더스(비록 파산했지만...)와 같은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기위해 Case Study Group을 만들어서 준비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창의적으로 답에 접근해가며 커뮤니케이션하는 역량이 더이상 컨설팅이라는 업종에만 속하는것이 아니구나하는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아.. 우리애는 어떻게 해야하지...
스크럼... 2년에 한번씩 사내 교육으로 들었던 에자일 프로세스...로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제대로 업무에서 하지는 않았던 방식... 요즘 한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들도 많이 프로젝트 관리에 적용하는 사례가 있는것은 알고 있지만 하드웨어 기반의 우리 회사는 아직은 자리 잡지 못했다. 사실 스크럼으로 일하게 되면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투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경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팀 생상성을 높일수가 있는데
저자는 어떻게 12년간 아마존에서 일했지?
'정글에서 터득한 생존법' 챕터가 어쩌면 이책을 읽으면서 얻는 실질적인 지혜일것 같다. 난 처음에 저자가 당연히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교육받아서 미국 문화에서 자라서 언어적인 어려움이 없는 사람일거라 생각했었고 강연을 들을때도 나와는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니 의외로 (물론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겠지만..)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미국으로 대학을 가서 약간은 동질감?을 느끼게 되어서 어떻게 12년을 버텼나 궁금했다.
질문을 위해서도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내가 아는것이 무엇이고 모르는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정확한 질문을 할수 있는데 이것은 모국어로 한다고 해도 꽤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영어라면 ㅠㅠ 더욱... 저자의 노하우는 "도해 그리기"다. "도해를 그리다 보면 내가 모르는 지점이 어디인지가 정확히 드러나고, 완성하고 나면 모든 퍼즐 조각들이 맞추어지는 쾌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걸 읽자마자 "맞아~!" 탁 무릎을 쳤다. 이것은 나도 바로 적용 가능한 방법이다. 일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울때가 있는데 서로 용어를 다르게 이해해서 오해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럴때 SW 설계도나 Sequence Diagram 과 같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을 이용하면 도움이 되는 경험을 나도 많이 했다. 이 방법을 누군가에게 질문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별도로 책을 찾아가면서까지 준비한 저자를 보면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 (나보다 어린데... 흑흑 ㅠㅠ)
'포스트잇 한 장의 마법' 챕터는 읽으면서 눈이 밝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ㅎㅎ 플래너는 학창시절에도 시도는 해봤지만 잘 안되서 일찍이 접었고, 주변 동료들이 아이패드와 아이폰의 여러 앱을 활용하고 자신만의 일잘법에 대해 얘기할때마다 부럽기도하고..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라서 고민하고 있었다. 난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좋은데... 저자의 포스트잇을 활용한 일 처리 방법은 나에게 딱 맞다. "적더라도 지킬 수 있는 양으로 하루의 업무를 맞추어 끝마치면 매일을 실패가 아닌 작은 성취의 연속으로 만들 수 있다."
'대화기록방식 일처리' ~ 새로운 문서를 만들어 기록한다 제목은 목표,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 4~6개를 순서대로 쓴다. 그리고 각 단계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한 질문과 그 대답을 찾는 과정을 모두 기록한다. 사실 일을 하다보면 인터럽트가 계속 들어와서 순간 내가 뭐하고 있었지? 하면서 멍할때가 있다. 대화 기록방식은 이러한 것을 예방하기에 참 좋은 방법인것 같다.
"바보는 누구나 좋아한다는 생각과 회사에서의 시간이 종착역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마음가짐, 그리고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 저자가 얘기한 이 세가지가 워킹맘으로서 지금 많은 고민을 하는 시점에서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준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얘기했듯이 나 또한 "나 밖에 할수 없는 일"을 지금 부터라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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