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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

[독서 노트] 어디서 살 것인가

by litaro 2019. 7. 22.

이제 곧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이가 있어 이사를 고민하는 차에 책 제목만 보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먼저는 아.. 책을 잘못 선택했구나.. 그리고 나서는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부끄러움을 느꼈다.

1. 학교건물에 대하여
우리나라에서 좋은 학교란 일류대학에 얼마나 많이 보내는가이다. 요즘에는 거기에 얼마나 급식이 맛있는가인지도 중요한 기준이라고도 한다. 내 시절에는 고등학교를 일명 '뺑뺑이'로 가는데 나름 1지망, 2지망 같은 우선순위를  쓰게했고 나는 별 어려움 없이 1지망에 갔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안좋은 학교였는데 (심지어 우리반 아이는 학교 발표나고 그 자리에서 울었다 ^^;;) 나는 너무 Holy하던 시절이라 기독교 학교라고 1지망을 썼었다. 우리나라가 공립학교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동생이 불행?하게도 2지망으로 작성한 학교인 경기여고를 가게되면서 알게 되었다. 왜 다들 여기를 가려고 했는지를 ^^;;
하지만 그래봤자 크기나 조합 규칙만 달랐지 건물 모양은 다 똑같은 직사각형의 벽돌 건물이었다. 저자가 비교한 교도관 건물 ㅠㅠ
참 공감한다. 그런 건물에서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가 나오겠나.. 정말 2학년만 되도 3층이라 운동장이나 체육관은 내려가본적도 없다. 옥상도 닫혀있어서 가본적도 없고. 무엇보다 천장 높이에 대한 얘기는 완전 동의한다. 내가 오죽하면 유학을 가려고 (능력과 무관하게 ^^;) 생각한 계기는 '로렌조 오일'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높은 천장의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그 한 장면 때문이었다. 그런 곳에서라면 정말 몰입해서 공부할수 있을것 같았다. 절로 공부될것 같은 느낌.

프랑스 학교는 건축상을 받는다는데 우리나라 학교는 평등을 위해 똑같은 모양의 학교를 만든다. 그리고 생각은 다양하게 하라고 얘기한다.

12년동안 답답한 이곳에서 하루종일 있으니 생각이 좁아지고 편협해질 수 밖에...

저자의 말처럼 SW를 못바꿔도 HW라도 바꾸면 우리 교육이 달라지지 않을까.
그리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안달라질거라고.. 그래서 돈 있는 사람은 해외의 국제학교에 눈을 돌릴거라고.. 모 돈 없는 나도 그러고 싶은 판에... 내 아이 만큼은 좀 다르게 배웠으면 한다. 탁 트인 곳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를...

2. 공원에 대하여
내가 공원옆으로 이사오면서 참 많이 행복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았는데 그나마 어린 시절에는 산악회 출신?의 엄마, 아빠를 둔 덕에 자연을 많이 누릴수 있었는데 중학교부터는 몸도 무거워지고 하니 ^^;; 교회이외에는 멀리 간적이 별로 없다.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 다 서울이라 숲을 특별히 찾지 않는 한 누릴 수 없었다. 숲이 있고 없고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 내 자신을 보면서 느낀다. 비를 싫어했던 내가 비오는 날 나무잎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좋아져서 일부러 장화신고 나가고... 벚꽃이 피면 벌레가 있건 없건 그냥 공원 풀밭에 누워 벚꽃 사이로 퍼지는 햇살을 보며 눕게되고... 주말 저녁마다 공짜로 즐기는 분수쇼를 남편과 아이와 보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얘기한데로 탁 트인 공간에서 편하게 쉴수 있는 공간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작은 집, 작은 방에 살아도 나가서 그 넓은 자연을 느끼기에 건강한 사람이 될수 밖에 없을것 같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매 순간 느끼다보면 작은 집안에서 아웅다웅한 문제도 다 작아 보인다.
저자의 말대로 작더라도 누구나 쉴수있는 공원이 많아지면 우리들의 마음이 넓어져서 지금처럼 사소한 일에 파르르 떨지 않고, 모르는 사람에게 화를 푸는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한다.
그런데 이런 내 얘기를 들은 지인이 한마디를 했다. 원래 있던 벤치도 다 없앤건 젊은사람들이 그 벤치를 채운 노인들이 보기에 좋지 않고 쓰레기 관리도 잘 안되어서 없애라고 난리쳐서 그랬다고... 참 슬픈 현실이다

3. 어디서 살 것인가?
"어디서 살 것인가? 이 책의 제목은 질문형이다. 흔히 우리는 '어디서 살 것인가라'라는 질문을 이사 갈 집을 고르는 정도로만 받아들인다. '어느  동네로 이사가고,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몇 평짜리에 살 수 있나'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동내가 싫어서 여행만 가려고 한다.
어디서 살 것인가? 이 문제는 객관식이 아니다. 서술형 답을 써야하는 문제다. 그리고 정해진 정답도 없다. 우리가 써 나가는 것이 곧 답이다."

나는 객관식에 길들여진 사람이라 서술형 답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미 눈을 떴기 때문에 다시 감고 그냥 흘러가지는 않을것이다. 계속 쓰고 잘못 써서 다시 지우고를 반복하겠지만 나만의 답을 써가려고 한다.